포털:교양/도덕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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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경은 노자가 지었다고 알려진, 도가철학의 최고 경전이다. 논어와 함께 동아시아 사상사를 양분한 책으로 수천년 지난 지금에도 깊은 울림을 준다.
입문
편집도덕경의 메시지 자체는 어렵지 않고 이를 만화로 소개하는 책들도 많지만 만화는 추천하지 않는다. 내용의 이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개인의 철학으로 만들 수 있는가 아닌가가 중요한 책이기 때문이다. 한번에 다 읽을 생각보다는 가끔 들춰보면서 음미하는 것을 추천한다.
김용옥의 '노자와 21세기'는 일단 술술 읽힌다는 점에서 추천할만하다. 해설서로 이보다 쉽게 쓰인 것은 읽어본 바가 없다. ("늘 그러한 도가 아니다"라는 모호한 번역이 쉽게 읽힌다니??) 김용옥이 직접 도덕경을 번역한 '길과 얻음'은 좀 이상하니 추천하지 않는다.
김충열의 '노자 강의'는 도덕경 관련한 강의록 중 가장 호평을 받는 책이다. 김용옥과는 달리 차분하게 접근하는 책이니 대학 교양강좌를 듣는다는 느낌으로 접근한다면 김충열 쪽의 책이 더 나을 것이다.
도덕경 해석본 중에서 처음 보았으면 하는 것은 오히려 매우 전문적인 책인 '도덕지귀'이다. 서명응의 주해를 조민환과 두명이 현대어로 번역한 것인데 개념을 과해석하지도 않아 읽기 좋다. 임채우가 완역한 '왕필의 노자주'는 번역이 좀 딱딱한 느낌이 든다. 시중의 번역들을 대충 살펴봐도 좋지만 그 때는 꼭 한문과 함께 보길 권한다. 경전의 무게, 그리고 수많은 선배 주해자들의 무게 때문에 자연스럽지 못하거나 오히려 더욱 잘못된 번역을 내놓는 경우가 허다하다. 왕필의 해석도 과연 옳은 것인가 하면 회의적일 때가 많은데 다른 주해자들이라면 더욱 의심해도 좋다. 위키 사용자들이 만들고 있는 도덕경 번역이 오히려 더 볼만할 수도 있다.
기본
편집도덕경은 백서본과 죽간본이 출토되면서 무엇이 '진짜 노자'이냐라는 논란에 휩싸였다. 하지만 우리가 이천년간 읽어온 도덕경은 바로 왕필본이고 따라서 무엇을 읽더라도 왕필본에서 출발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허나 이 부분도 논란이 될 수 있다. 왜냐하면 노자주석서를 쓴 당현종이나, 주원장 같은 중국의 왕들은 오히려 하상주를 더 참조해 왔기 때문에. 매 구절마다 간단하고 평이하며 반복적 운율의 주석을 붙인 쪽은 하상주고, 왕필 주는 또 지나치게 형이상학적이기도 하다. 그러나 왕필, 하상본 본문의 차이는 죽간과 백서 본, 혹은 백서본과 도덕경의 차이보다는 대단히 미미하여, 왜 이 두 판본의 정통성을 두고 이천년동안 논쟁이 있어 왔는 지 의아하다.
그에 비해, 현재 출토된 텍스트들은 대단히 심각한 논쟁이 될 만하다. 앞으로 노자 연구는 죽간, 백서, 도덕경의 진위 논쟁을 빼고는 말 할 수 없을 것이다. 참고로 최근에는 백서 을과 시대가 엇비슷한 서한 간, 즉 보다 도덕경쪽에 그 순서나 내용이 가까운 한나라 초기 죽간판본이 발견되어, 이 논쟁은 더 가열 될 전망이다.
사실 현존 도덕경은 한조고의 이름 방邦, 한문제의 이름 항恒, 경제의 이름 계啔를 피휘하여, 각 왕조시대에 원문을 편집해, 그 진의의 훼손으로 인한 왕권의 실추를 피한 편집본이다.
도덕경은 사자구가 기본이고, 또 매편의 길이도 길지 않고, 글자의 종류도 많지 않으며, 문법이 간단한데, 유사한 문법이 반복되어, 해석서나 번역서에 의지 하지 않고, 직접 한문사전을 들고 읽어 보는 것도 도전해 볼 만하다. 이 방법은 노자에 대한 선입관이나 편견을 피하기에도 좋다.
임채우가 번역한 '왕필의 노자주'는 왕필본을 완역한 것으로 현재 시중에서 볼 수 있는 가장 정본에 가까운 책이다. 번역도 상당히 교과서적이다.
이석명의 '백서 노자'는 백서본과 죽간본까지 함께 고려해 백서본을 기준으로 하여 충실히 번역했다. 그러나 백서와 도덕경 사이에 죽간 원문을 놓아. 죽간문을 백서의 축약본으로 간주하는 오해를 피하지 않는다. 그러나 최근의 여러 연구에 따르면, 문서의 연대도 죽간본이 앞서는데, 그 전체 구성의 짜임새나 완성도가 죽간 쪽이 더 우월해, 오히려 백서 본이 이에 대한 주석 혹은 연구서일 가능성이 크다. 최진석의 '노자의 목소리로 듣는 도덕경'도 비슷한 책인데 이 역시 괜찮다. 백서본과 죽간본을 함께 검토한 책으로 임헌규의 '노자 도덕경 해설'이 있는데 이보다는 이석명이나 최진석의 책이 훨씬 낫다. 그러나 이 분야의 책들은 대단히 초보적인 수준으로 백서가 출토된 지 벌써 30년 흘렀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특히 백서와 도덕경 택스트 비교, 분석, 연구가 전혀 없다는 것은 이 책들이 가진 공통적인, 그리고 어쩌면 치명적인 약점이다. 왜냐하면 그 만큼 노자의 진의를 밝히는 작업은 전혀 진행된 것이 없기 때문이다.
최재목이 옮긴 '노자'는 죽간본을 완역한 책인데 죽간본에 대해서는 고대의 한자 자형까지 비교해가면서 분석하여 참고할 만 하다. 그러나 이 책을 중국의 고명박사가 발간한 [고문자류편]과 비교하면, 정말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거의 금문에 흡사한 죽간 원문의 해석에는 근접도 못했고, 심지어 허신의 육서를 사용에 어쩌면 고대에 잃어 버린 글자를 발견해 내지도 못하고, 전혀 근거 없는 가차로 모르는 글자들에 대한 추정만 난무할 뿐이다. 믿기 힘들겠지만, 죽간 원문의 해석은 거의 처녀지와 같다. 최재목의 이러한 작업은 그보다 전에 옮긴 '진고응이 풀이한 노자' 등에 빚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진고응은 다시 대만 여배림의 신역노자독본에 의지하고 있다. 진고응의 책은 죽간본쪽 보다는, 지난 이 천년 간 중국의 노자 연구 기록을 엿볼 수 있다는 자료적 가치가 있다. 그리고 군데군데 이미 편집본인 도덕경을 다시 노자라 추정하는 관점에 따라 편집하는, 어쩌면 대단히 무모하고 대단하기 조차한 시도를 볼 수 있는 것은 흥미롭다.
앞서 적은 서명응의 '도덕지귀'도 필수적이지만 이이가 도덕경을 읽은 기록인 '순언'도 함께 읽어보는 것이 좋다. 조선의 지식인들이 어떻게 도덕경을 읽었는가를 지금 우리의 시선으로 바라보면 꽤 자극이 된다. '율곡 이이의 노자'라는 이름으로 번역되었다.
심화
편집판본 비교는 도덕경 이해에 필수적이다. 죽간본, 백서본, 하상공본, 왕필본, 부혁본 등 여러가지 판본이 존재하고 특히 죽간본, 백서본, 왕필본은 비교해서 읽어야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제임스 레게가 영역한 도덕경은 영어권에서 가장 권위있는 판본이지만 옛날 영어라서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다른 좀 더 쉬운 영역본을 함께 읽어보는 것도 좋겠지만 살펴보지 못하여 추천하기가 어렵다. 도덕경은 여러가지 해석이 가능한 책이므로 서구인들의 눈으로 본 도덕경 역시 좋은 공부가 된다.
이석명이 번역한 '노자도덕경 하상공장구'는 당대까지 가장 많이 읽혔던 도덕경 판본으로 정치철학보다는 양생술에 가까운 도덕경 해석을 보여준다고 하니 참고해서 더 읽어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