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표본 만들기
편집표본이란 식물을 상하지 않도록 특별히 건조시켜 대지에 붙여 놓은 것으로 석엽표본이라고도 한다. 표본 대지에는 식물의 이름, 식물이 자라던 곳, 채집한 날짜와 채집한 사람의 이름이 적혀 있다. 표본은 작은 식물인 경우는 식물체의 전체가 들어 있으나, 큰 식물인 경우는 잎·가지·꽃과 열매 등 중요한 부분만이 붙여져 있다. 식물을 식별하는 데 중요한 것은 생식기관이므로 완전한 표본은 꽃이나 열매가 들어 있다. 표본은 완전히 건조되어 있으므로 표본관의 표본상자에 넣어서 보관하며, 벌레의 해에 대하여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식물의 표본은 크게 압엽 표본과 액침 표본으로 나눌 수 있다. 압엽 표본은 식물의 잎·가지 등을 신문지와 같은 종이 사이에 넣어 눌러서 말린 후 대지에 붙이는 방법으로, 건조 표본 또는 석엽 표본이라고도 한다. 식물을 연구하려면 살아 있는 것을 직접 조사하는 것이 좋다. 다만 후일의 연구를 위해, 또는 자료로 남기거나 다른 시기나 장소의 것과 비교하기 위해 주로 압엽 표본을 만들어 보존한다. 액침 표본은 식물체를 약액에 담가서 보존하는 방법으로, 주로 열매·해조류·버섯 등의 표본에 이용한다. 용기로는 보통 유리나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한다. 약액은 보존액이라고도 하는데, 그 농도는 식물의 종류와 표본 제작의 목적에 따라 다르다. 열매·해조류·버섯 등은 보통 70%의 에탄올이나 5%의 포르말린에 넣어 액침 표본을 만든다. 액침 표본은 식물의 형태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압엽 표본보다 낫지만 빛깔이 변하는 단점이 있다.
압엽 표본 만들기
편집잡지나 신문지 등에 채집한 식물을 끼우고, 여러 장을 포개어 위에 무거운 돌 같은 것을 얹어 잎 또는 식물 전체를 눌러 만드는 것을 말한다. 좋은 압엽 표본을 만들려면 우선 채집한 식물을 넷으로 접은 신문지 사이에 끼운다. 길이가 긴 것은 줄기를 N·M 또는 W 꼴로 구부려 끼운다. 또 가지가 너무 많을 때는 가위로 알맞게 잘라 내고, 잎이 너무 많아서 겹쳐질 때도 적당히 따낸다. 채집한 식물을 넷으로 접은 신문지 사이에 끼운 다음, 식물을 끼우지 않은 신문지를 넷으로 접어 그 위에 2-3장 포갠다. 이렇게 하여 표본을 끼운 신문지와 끼우지 않은 신문지를 교대로 쌓아 올린다. 쌓아 올리는 것이 끝나면 아래위에 준비한 판자를 대고, 위에 두꺼운 책이나 돌상자를 얹어 표본이 눌리게 한다. 사이에 끼운 신문지는 1-2일에 한번씩 갈아 주어야 한다. 7-10일쯤 지나면 식물은 완전히 건조되어 압엽 표본이 완성된다. 잎이 두껍고 수분이 많은 것은 기간이 더 걸린다. 또 압엽 표본에서 흡수지를 교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데 무엇보다도 식물을 끼워 놓은 종이를 함부로 뒤집거나 펼치지 말아야 한다. 식물의 모양이 훼손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흡수지 교체는 대개 처음 이틀 동안은 하루에 한 번, 사흘째에는 두 번, 다음 이틀 동안은 한 번씩 바꾸어 주되, 이러한 작업을 1주일 정도 계속한다.
열매나 씨의 표본
편집씨는 대체로 작아서 없어지기 쉬우므로 작은 주머니에 넣어 그 식물의 대지 한쪽 모서리에 붙여 둔다. 열매도 아주 작거나 건조하기 쉬운 것은 씨처럼 하여 두면 되지만, 크고 수분이 많은 것은 액침 표본으로 해야 한다. 열매가 썩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열매를 깨끗이 씻어 주둥이가 넓은 병에 넣고, 70% 알코올이나 5%의 포르말린액에 담가 둔다.
버섯의 압엽 표본
편집버섯은 연약하여 상하기 쉬우므로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한다. 목이버섯처럼 목질이 굳은 것은 그대로 응달에서 말려도 된다. 그러나 부드러운 다육질의 버섯은 표본을 만들기가 어렵다. 이런 경우에는 버섯을 세로로 2등분하여 흡수지에 끼우고, 약간 무거운 것으로 눌러 놓는 압엽 표본 방식이 적당하다. 흡수지는 첫날에는 한 시간마다 갈아 주고, 2, 3일째에는 두 시간마다 갈아 주어야 하는데, 흡수지를 알코올에 담갔다가 갈아주면 빨리 건조한다. 아주 연한 버섯인 경우에는 그대로 약한 불에 건조시킨 후 어느 정도 마르면 햇볕에 건조시키는 것이 좋다. 또 버섯 내부에 곤충의 알이나 유충이 있을 수 있으므로, 열건조를 하는 것도 좋다.
고사리의 압엽 표본
편집고사리 종류는 포자낭이 붙는 모양이나 잎자루에 붙어 있는 털이나 비늘(인편) 같은 것에 특징이 있어, 종류를 구별하는 데 도움이 되므로 반드시 잎과 포자낭이 붙은 것을 채집하도록 한다. 포자낭은 고사리의 경우 대체로 잎의 뒷면에 붙어 있지만, 고비와 같은 특별한 잎에 붙어 있는 것도 있으므로 주의하여야 한다. 채집한 고사리는 풀과 같은 방법으로 압엽 표본을 만든다.
이끼의 압엽 표본
편집이끼는 솔이끼 무리(선류), 우산이끼 무리(태류), 매화나무이끼 무리(지의류)가 있는데, 대부분 지면이나 나무줄기·바위 등에 돋아 있다. 솔이끼와 우산이끼를 채집할 때 주의해야 할 일은, 포자가 생기는 암그루와 포자가 생기지 않는 수그루의 구별이 있으므로 이와 같은 종류는 암그루와 수그루를 모두 채집하는 것이 좋다. 솔이끼는 보통 식물처럼 잎을 눌러 말린 압엽 표본으로 하여도 좋지만, 흙을 털어내고 셀로판 종이로 만든 가로·세로 각각 10cm 정도의 주머니에 넣어서 그대로 건조시켜도 좋은 표본이 된다. 우산이끼는 솔이끼와는 달리 수분이 많으므로 보통 식물과 같이 압엽 표본을 만든다.
해조류의 압엽 표본
편집우선 염분을 제거한 다음 해조류가 담긴 그릇에 대지를 넣어 핀셋이나 손가락으로 보기 좋게 펴지도록 하여 건진다.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주의를 하면서, 대지와 함께 비스듬하게 놓인 평평한 판자에 올려놓고 물기를 뺀다. 물기가 다 빠지면 흰 헝겊으로 대지를 덮고, 그 위에 신문지 두서너 장을 깔고, 다시 대지를 겹쳐 놓은 후 무거운 돌이나 책으로 눌러 놓는다. 대지에 흰 헝겊을 씌우는 것은 신문지에 조류가 달라붙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흰 헝겊 위에 깔아 놓은 신문지는 하루에 한두 번씩 갈아 준다. 완전히 마를 때까지 헝겊을 씌운 채 흡수지만 교환해 주다가, 완전히 건조하면 헝겊을 벗겨 낸다. 해조류는 그 자체에 풀기가 있어 끈끈하기 때문에, 대지에 잘 달라붙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풀칠을 하거나 테이프로 해조류를 대지에 붙인다. 그렇게 한 다음에 압엽 표본처럼 라벨을 대지 한 쪽에 붙이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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