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동은 역학적으로 매우 중요하면서도 흥미롭고, 다방면에서 많이 쓰인다. 지금까지 배워 온 뉴턴역학을 응용하고, 여러분이 알고 있는 미분방정식에 대한 지식을 아낌없이 사용해야 하는 단원이다. 진동을 알아보는 출발점은 조화진동자라고 해서 훅의 법칙을 만족하는 용수철에 매달린 물체가 1차원적으로 어떻게 움직일 것이냐에 대한 간단한 문제이지만, 이 소재는 마찰력, 외부 구동력의 유무에 따라 무궁무진한 변형이 가능한 문제이다. 또한 진동은 용수철에 매달린 물체 뿐만 아니라 교류 회로에서 회로에 달려 있는 소자에 따른 전류의 진동, 원자의 진동 운동 등 자연의 곳곳에서 나타난다. 지금부터 진동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가장 간단한 상황에서 출발해 보자. 용수철 상수가 인 용수철에 질량 인 물체가 매달려 있다고 하자. 용수철의 복원력 이외에 다른 힘이 작용하지 않을 때 물체의 변위를 라 한다면(용수철이 늘어나지 않은 지점을 원점으로 한다) 이 계의 운동방정식은 다음과 같이 쓸 수 있다.
이를 간단하게 쓰면
이다. 여기서 는 으로 흔히 각진동수라고 부른다. 이 미분방정식의 해는
임을 쉽게 알 수 있다. 따라서 '조화'진동임이 분명해졌다. 조화함수란 보통 사인함수를 말하는데 코사인은 사인을 평행이동하여 얻을 수 있음으로 본질적으로 사인과 같다. 는 진동의 진폭을 나타낸다는 것은 눈에 쉽게 보일 것이고, 위상각 도 조금만 생각해 보면 진동의 초기 조건을 나타내는 상수임을 알 수 있다. 또한 코사인 함수는 를 주기로 가짐으로, 진동의 주기를 라 하면
가 되어야 한다. 위 식으로부터 각진동수의 의미가 분명해진다. 시간 당 위상이 얼마나 변했는지를 나타내는 물리량이다. 이로부터 단순조화진동의 주기는
임이 나온다. 주기의 역수는 진동수임으로
이고
이다. 이러한 기본적인 관계식은 기억해 놓는 편이 앞으로 내용을 이해하기가 수월할 것이다.
이다. 이 두 식은 단순조화진동과 원운동이 상당한 유사성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준다. 평면에서 등속원운동을 하는 물체를 축 상에서 바라보면 물체가 축 상에서 왔다 갔다 하는 것만 보일 것인데, 이 운동이 정확히 단순조화진동이다. 다시 말해서, 등속원운동의 정사영은 단순조화진동이다.
단순조화진동은 물리적 상황을 매우 단순화시킨 것이다. 실제 세계에서는 마찰력이나 공기저항력 등이 작용하여 훨씬 복잡한 운동이 나타난다. 마찰력은 물체 표면에서 원자 간의 미시적 상호작용으로 생기는 힘으로 식으로 표현하기는 매우 복잡하다. 하지만 유체 내에서 그리 빠르지 않은 속도로 물체가 운동할 때에는 대략적으로 물체의 속도에 비례하는 저항력을 받기에 어느 정도 분석할 수 있는 모양새가 된다. 속도에 비례하는 저항력 를 받는 진동계의 운동방정식은 다음과 같다.
으로 치환하여 간단하게 쓰면
이다. 이 미분방정식은 이계제차상미분방정식으로 간단히 풀 수 있는 형태이다. 미분방정식의 풀이법은 앞서 미분방정식 강의에서 충분히 숙지했다고 믿고 자세한 설명 없이 빠르게 넘어가도록 하겠다. 위 방정식의 특성방정식은
으로(이렇게 써 놓으니 굳이 일차항의 계수를 로 잡았는지가 명확해진다. 계산이 간단해진다.) 근은
미급감쇠(underdamping)는 근호 안이 음수인 경우, 즉 인 경우를 말한다. 특성근은 이라 했을 때
가 된다. 따라서 미분방정식의 근은 와 의 선형결합인
꼴로 주어지고 보기 좋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지수함수, 삼각함수, 복소수를 연결시키는 공식인 오일러공식은
인데 이를 위 방정식에 넣으면 변위 에 허수 가 튀어나온다. 이는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에 를 실수로 만들기 위하여 계수를 적절히 선택해야 한다. 라 했을 때 를 의 복소공액(complex conjugate ; 켤레복소수) 로 잡자. 와 를 복소수의 극좌표 표기법으로 나타내면
이고 에 집어넣으면
임으로 오일러 공식을 사용하여 위를 풀어쓰면 허수 부분이 상쇄된다. 로 잡으면
로 정리된다. 위 방정식은 진동하는 항인 코사인 부분과 진동의 감쇠를 나타내는 항인 로 나눌 수 있다. 진동의 진폭이 지수적으로 감소하는 것이다.
임의의 힘이 계에 작용하고 있을 때 계의 진동이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간단한 것부터 순차적으로 확장시켜 나가도록 하겠다. 조화진동 다음으로 간단한 상황은 힘이 시각 에서 까지는 이다가 이후부터는 일정한 힘 가 작용하는 때이다. 가 에서 사이일 때는 물체의 변위 가 0임은 자명하니 이후의 상황에 집중하도록 하자. 운동방정식은 다음과 같다.
양변을 질량으로 나누고 간단히 하면
이다. 강제조화진동에서 했던 것처럼 위 미분방정식의 근을 찾으면 된다. 우변의 상수항을 무시하고 구한 보조해(complementary solution)는 이전에 했던 것처럼
이다. 힘이 작용하기 시작한 시점이 이기 때문에 가 아니라 가 들어간 것이다. 또한
이 위 미분방정식의 특수해(particular solution)임은 조금만 생각해보면 쉽게 찾아낼 수 있다. 따라서 일반해는 다음과 같다.
이제 계수 과 를 결정해야 한다. 시각 부터 힘이 작용하기 시작했음으로 이 지점에서 물체의 변위 와 속도 가 연속이기 위해서는
이다. 시각 이전에는 논할 필요가 없고, 에서 까지는 앞에서 살펴본 계단함수의 근이 그대로 적용된다. 따라서 시각 이후만 생각해 주면 된다. 힘을 0으로 놓고 경계조건을 활용하여 구할 수도 있지만 여기서는 중첩원리를 이용하기로 하자. 다시 말해 가 인 것은 시각 이후에도 계속해서 작용하고 있는데 가 이후에 갑자기 등장하여 두 힘이 같이 작용하여 합력이 0이 된 상황이라고 생각하자는 것이다. 에 의한 운동은
이상한 힘이 진동계에 작용하고 있다면 어떤 상황이 펼쳐질 것인가. 힘이 작용하고 있는 순간을 분석해 보면 시각 에는 , 에는 등으로 힘이 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임의의 힘은 시간에 따라 크기가 바뀌는 순간 충격력이 계속 작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순간 충격력이 작용했을 때 진동계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안다면 어떠한 힘이 작용하고 있더라도 순간 충격력의 선형결합으로 운동을 표현할 수 있게 된다.
순간 충격력이라는 것에 대한 정의를 하지도 않아 놓고 계속 순간 충격력이라는 말을 쓰고 있다. 순간 충격력은 말 그대로 충격력이 순간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가 0으로 가는 극한인 상태이다. 테일러급수를 활용하면
및
로 근사할 수 있다. 이를 충격력에서 배운 에다가 집어넣고 계산하면 다음과 같이 간단한 식을 얻을 수 있다.
순간적으로 힘이 작용했을 때 계는 위의 식과 같은 반응을 보인다. 임의의 힘은 순간 충격력
이 모인 것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시각 에서 계의 거동은 각 에서 작용한 모든 힘들에 대한 의 합으로 근사적으로 나타낼 수 있다.
정확하게 표현하기 위해서는 시간간격을 무한히 짧게 자르는 적분을 수행해야 한다.
적분변수를 구분하기 위해서 을 사용하였다. 에 대해서 적분하는 것이 아니라 에 대해서 적분하는 것이다. 위의 시그마 식에서 의 간격을 무한히 잘게 자른 것으로 는 이 된다. 그린함수(Green's function)라고 불리는 함수를